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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가 짧아진다. <죽음>

by 신디하이 2024. 6. 17.

나는 학원 상담 실장이다.

 

요즘 아이들은 체육복 또는

생활복을 주로 입고 다닌다.

우리 학원 여중학생 중에 교복

치마를 입고 학원에

오는 학생은 거의 없다.

 

무척 활발하고 발랄한 여자친구는

중3 겨울방학에 쌍꺼풀

수술을 했고, 퉁퉁 부운 눈으로

학원에 왔다. 중3 겨울방학은

여학생들의 쌍수의 계절이라 하던데,

우리 학원은 1년에 1~2 명정도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오는 것 같다.

외모를 가꾸기 시작하던 친구는

고등학교 입학하고

갑자기 안입던 치마 교복을 입고

오기 시작한다.

 

3월에는 교복 치마를 입고 오는

여학생들 수는 다른 달 보다 많다.

처음 몇주는 열심히 교복 치마를

입고 오지만 1~2주만 지나면

거의 체육복을 입고 온다.

 

그런데 일부 몇 명 친구들은

계속 교복 치마를 입고 온다.

신기한 건 시간이 지날수록

교복 치마가 짧아 지는 것이다. 

 

이제 쌍커플도 자리 잡았겠다.

방학 때 남몰래 다이어트도 했겠다.

외모에 자신 이 생긴 친구는

엉덩이만 가릴 것 같은 교복

치마를 입고 학원에 온다.

 

근데 3월 저녁이면 아직 춥다.

내 기억에는 3월에도 얼음이 얼고,

4월에도 눈이 내린다. 꽃샘추위가

찾아오면 3월에도 한겨울

코트를 입어야 하는데, 이 친구들은

커피색 스타킹에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닌다.

나는 너무 걱정 되고 신기하다.

 

하지만 꼰대 처럼 보일까 봐

잔소리를 하지 못한다.

 

예뻐 보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니,

다가가서 교복 예쁘다고

칭찬을 하면 무릎담요를 건넨다.

춥지 않니? 이거 덮어.   

하면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며,

추워요~ 선생님… 하며 좋아 한다

 

어떤 아이는 버스 탈 때

계단에서 다리가 안 올라가서

넘어질 뻔했다며 까르르 웃는다.

짧고 타이트한 치마를 입으면

다리가 안 올라간다. 이럴 때는

다리를 옆으로 올려야 하는데,

버스처럼 줄을 서서 빠르게

올라타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다.

본인이 춥고, 불편해도 좋아서

입겠다는데 입으라 마라 잔소리

할 수도 없고, 그냥 옆에서

무릎 담요만 나눠 줄 뿐이다.

 

어제 허리에 찍찍이가 있어

치마처럼 두를 수 있는 무릎 담요를

새로 구입했다. 아이들이 찍찍이가

편하다며 엄청 좋아한다.

그래 너희가 좋으면 나도 좋다.

남편 원장은 무릎 담요를

왜 사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한다. 

 

20년 전이라 본인도 잊으신

것 같은데, 우리가 연인인 시절

한겨울에 짧은 치마를 입고

나타난 나에게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바람처럼 무릎 담요를 갖다

준 적이 있다.

 

그때 한번뿐이지만 내 생각에는

카페보다 무릎 담요가 필요한

곳은 학원 인듯하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니까요.

 

춥지! 추울 때 초콜릿 먹으며

몸에 열 좀 내.


카드이야기

오늘의 카드는 <죽음>

무시무시한 카드가 나왔다.

하지만 나는 이 카드를 좋아한다.

 

나에게 <죽음> 카드는

힘들 수 있지만 다시 태어난다는

느낌을 많이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중학생은 죽었다.

고등생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예전의

중학생이 아니다.

 

고등학생으로  다시 태어난

우리 여자 친구들

축하한다.

 

짧은 치마로 추우면

언제든 이야기해~

무릎담요 항시 대기 하고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