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하다가 핸드폰 보는 친구들이 있다.
모든 아이들을 핸드폰
못 보게 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그래도 한 명이 보게 되면
옆에 있던 아이들도 보고
싶어 지니까 최대한
핸드폰을 못보게 하려고 한다.
한 아이가 공부는
안 하고 계속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나는 핸드폰 끄고, 공부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강압적으로 보일것 같아
“공부 안하고 뭐 하니?”라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그랬더니 이 아이가 아무일 없는 듯
"웹툰 보는데요." 라고 말했다.
나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공부 안하고 뭐 하니? 물어보면 당연히
핸드폰을 끄고 다시
책을 볼거라 생각했는데
나를 보며 당당히 "웹툰 보는데요."
라고 말하다니.
나는 순간 어이없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
"그래~ 알겠어."
"웹툰 그만 보고 공부 하자."
라고 말했다.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뭐 하니?라고 물어봐서
그 아이는 질문에 대답을 한 건데
나는 왜 화가 날까?
내 질문에
"잘못했어요. 공부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중학생이 있을까?
잘 모르겠다. 우리 학원에는
없는 것 같다.
며칠 후 그 아이가 또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
이번에는 약간 강하게 말했다.
핸드폰 집어넣고 공부하자.
그랬더니 이것만 보고
하겠다고 했다.
조금만 보면 된다고 했다.
나는 어이없고 화가 났다.
'나를 무시하나?' 생각까지 들었다.
"여기 핸드폰 보는 곳 아니에요."
"와이 파이 끊어 버릴 거야."
라고 말했더니.
"저 무제한이에요~"
"와이파이 없어도 계속 볼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나는 왠지 오늘도 진 기분이다.
화가 났지만 자리로 돌아가
다시 생각했다.
며칠 후 또 핸드폰 보고 있길래
이번에는 핸드폰 그만보고,
" 빨리 문제 풀고 집에 가자."
"학원에 오래 있어서 뭐 하니,
빨리 하고 가자."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학원이 집보다 편해요."라고
말한다. 집에 가면 엄마 잔소리
들어야 한다고 학원에 더 있다
가겠다고 말했다. 집에 가면
핸드폰 바로 꺼야 한다며
여기서 보겠다고 했다.
와~ 이번에도 진 기분,,,
어떡하지?… 그냥 포기하자.
나는 저 아이를 이길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사춘기 남학생을 내가
어떻게 이기겠어?
그냥 마음을 비우고 사랑과
관심을 주자.
며칠 후 자습실에서 또
공부 안 하고 심하게
핸드폰을 보길래 이번에는
잔소리 말고 사랑과 관심을
주기로 했다.
최대한 자상하게
"뭐 하니? 웹툰 보니? 같이 보자."
"뭐가 재미있어? 나도 보자." 하며
얼굴을 그에 핸드폰에 들이댔다.
그랬더니 바로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헉!! 이겼다.'
이번엔 내가 이겼다.
순간 얼마나 기쁘던지,
나는 잔소리보다 사랑과 관심을
보인 건데 아이는 빛의 속도로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나를 그렇게 약 올리며
핸드폰을 보던 아이가...
그런 일이 몇 번 더 있은 후 그 아이는
내 앞에서는 핸드폰을
잘 꺼내지 않는다.
내가 안 보이는 곳에서
몰래몰래 하는 것까지는
아직 모르겠다.
카드 이야기
나는 생각 지도 못한
학생의 반응에 너무 재미있고
기분이 좋아
카드를 뽑아 보았다.
<탑> 카드, 내가 그의
탑을 부셨구나.
여기서 탑은 그가 학원에서
핸드폰 보는 습관을
말하는 것 같다.
호호호호
한동안은 그 아이가
학원에서는 핸드폰을
안 보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
기분이다.
사춘기에는
사랑과 관심을 주자.
호호호